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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 관계의 시작과 성장 (외로움, 감정, 친구)

by warmy_00 2025. 3.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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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우리들'의 포스터 사진

 영화 '우리들'은 초등학생 소녀 선의 이야기를 통해 친구 관계에서 비롯되는 설렘과 상처, 외로움과 성장을 아주 섬세하게 그려낸 작품입니다. 말로 다 하지 않아도 느껴지는 감정의 온도, 미묘한 시선과 행동 속에 담긴 아이들만의 세계는 어른들이 쉽게 지나치는 감정의 깊이를 다시 돌아보게 만듭니다. 친구가 되고 싶었던 마음에서 시작된 관계가 오해와 질투로 흔들리는 과정은 조용하지만 강한 울림을 남깁니다. 자녀의 내면을 이해하고 싶은 부모, 혹은 과거의 나를 마주하고 싶은 모든 이에게 권하고 싶은 영화입니다.

1. 외로움의 시작, 말보다 빠른 감정의 거리

 영화 '우리들'은 조용한 소녀 선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시작됩니다. 겉보기엔 평범한 초등학생처럼 보이지만, 그녀는 반 친구들에게 미묘하게 소외당하고 있고, 쉬는 시간이나 점심시간에도 혼자 있는 일이 많습니다. 영화는 이 조용한 외로움을 과장 없이, 아주 담백하게 보여줍니다. 선이 친구들 곁을 멀찍이 서서 바라보는 장면,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혼자 조용히 걷는 장면들은 특별한 대사 없이도 그 아이가 느끼는 감정의 밀도를 깊게 전달합니다. 그러던 중 방학 첫날, 선은 전학 온 지아와 마주하게 되고, 처음으로 마음을 열어 친구가 되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두 아이는 비밀을 공유하고, 소소한 놀이를 하며 점점 가까워집니다. 어른의 눈엔 단순한 교감처럼 보일 수 있지만, 이 과정을 통해 아이들 사이에 존재하는 감정의 순도와 진심의 무게를 다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아이들은 말보다는 행동과 분위기로 상대방의 마음을 읽고, 조금의 변화에도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관계의 시작이 느리고 조심스러우면서도, 감정의 거리만큼은 생각보다 빠르게 줄어들고 또 멀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관계는 언제나 순조롭기만 하진 않습니다. 선과 지아의 관계도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틀어지기 시작합니다. 지아가 다른 친구들과 어울리기 시작하고, 선은 다시 혼자가 되며 혼란과 서운함을 겪게 됩니다. 말로 다 표현되지 않지만, 그 속에는 배신감, 질투, 혼란스러움 같은 복잡한 감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아이들이 경험하는 첫 인간관계는 때로 첫 번째 상처가 되기도 합니다. 말은 하지 않았지만 내 마음은 너무 시끄러웠던 그 시절의 감정이 고스란히 재현되는 느낌이었습니다. 긴 침묵, 눈빛, 뒤돌아가는 뒷모습 등 말보다 앞서는 감정의 표현들이 오히려 더 깊은 공감으로 다가옵니다. 그 섬세함에 놀랐고, 오히려 조용한 연출 속에 담긴 감정의 깊이에 울컥하기도 했습니다. 선은 어른처럼 복잡한 단어로 설명하지 않지만, 그녀의 감정은 보는 이로 하여금 스스로의 어린 시절을 떠올리게 만듭니다. '우리들'은 아이들의 우정이 얼마나 진지하고, 얼마나 상처받기 쉬운지를 정직하게 보여줍니다. 그들의 이야기는 작고 조용하지만, 어른이 된 우리에게도 유효한 감정의 언어로 다가옵니다. 그래서 이 영화는 아이들의 세계를 바라보는 방식에 대해, 그리고 관계를 시작하고 유지하는 우리의 태도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작품이었습니다.

2. 어른이 놓치는 아이들의 감정 지도

 '우리들'은 아이들이 관계 속에서 어떤 감정을 느끼고, 또 그 감정이 어떻게 변화해 가는지를 아주 조심스럽고 섬세하게 따라가는 영화입니다. 선과 지아의 우정은 어른이 보기엔 단순한 친구 사이 같지만, 그 안에는 말로 다 설명할 수 없는 감정의 흐름이 존재합니다. 아이들은 관계에 있어 아직 말이 서툴고 감정 표현이 부족하다고들 말하지만, 저는 이 영화를 보며 오히려 그 감정의 깊이는 어른보다 더 복잡하고 예민하다는 걸 느꼈습니다. 선은 지아와 가까워지며 친구가 생긴 기쁨에 마음이 부풀고, 함께 있는 시간이 늘어날수록 소속감을 느낍니다. 하지만 지아가 반 아이들과 점차 친해지고, 자신을 멀리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자 선은 말할 수 없는 복잡한 감정에 휩싸이게 됩니다. "왜 나랑만 있을 때랑 다르냐"는 선의 질문은 그저 서운함을 드러내는 말이 아닙니다. 그것은 나는 지금도 너에게 특별한 사람인가라는, 존재에 대한 확인 요청입니다. 어른들은 종종 아이들의 감정을 가볍게 여기곤 합니다. 싸우고 화해하는 게 일상이니, 금세 괜찮아질 거라 생각하죠. 하지만 '우리들'은 그런 가벼운 시선을 조용히 비껴갑니다. 아이들이 말하지 않았을 뿐, 마음속에 얼마나 많은 갈등과 고민이 있었는지를 차분히 들여다봅니다. 영화는 누가 잘못했다는 이분법적 시선보다, 서로 다르게 받아들이는 감정과 처지의 차이가 갈등을 만들어낸다는 점을 담담히 보여줍니다. 지아 또한 단순히 선을 멀리한 나쁜 아이가 아닙니다. 그녀도 또래 친구들과 어울리고 싶고, 그 속에서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싶은 아이일 뿐입니다. '우리들'은 누구 하나를 가해자나 피해자로 그리지 않고, 각자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존중하며 그립니다. 이 균형 잡힌 시선 덕분에, 영화는 누군가를 비난하기보다 우리 모두가 그 나이의 우리였음을 상기시킵니다. 저는 이 영화를 보면서 부모가 된 입장에서 아이의 감정을 얼마나 민감하게 바라보고 있는가를 스스로에게 질문하게 되었습니다. 어른의 기준으로 보기에 별일 아닌 사건들도, 아이에게는 세상을 흔드는 경험이 될 수 있습니다. 말하지 않았다고, 울지 않았다고 괜찮은 게 아닐 수 있습니다. '우리들'은 그런 아이들의 조용한 감정지도를 펼쳐 보이며, 그 안을 얼마나 자주 들여다보고 있는가를 되묻습니다. 결국 이 영화는 아이들은 늘 표현하지는 않지만, 늘 느끼고 있다고 이야기하는듯합니다. 그리고 그 감정을 제대로 이해해 주기 위해선, 어른의 언어가 아니라 경청과 관찰, 기다림의 태도가 필요하다고 말입니다.

3. 친구라는 단어가 주는 상처와 성장

 영화 '우리들'은 '친구'라는 단어에 담긴 감정의 무게를 아주 조심스럽게 풀어냅니다. 어릴 적 우리는 친구를 맺는 것도, 잃는 것도 빠르고 단순하다고 생각했지만, 막상 그 시절을 떠올려보면 결코 가볍지 않았던 감정들이 분명 존재했습니다. 이 영화는 그런 경험을 아주 조용하게, 그러나 섬세하게 되짚으며 관계라는 주제가 얼마나 아이들에게도 깊은 영향을 미치는지를 이야기합니다. 관계에서 느끼는 감정은 때론 기쁨보다 아픔이 더 오래 남는다는 것을, 이 영화는 무심히 보여줍니다. 선과 지아는 처음엔 단짝이었지만, 오해와 질투, 주변 시선 속에서 금세 멀어지게 됩니다. 아이들의 우정은 어른들의 관계처럼 겉으로는 단순해 보이지만, 그 안에는 정서적으로 훨씬 더 민감한 감정들이 얽혀 있습니다. 선은 지아가 다른 친구들과 어울리며 자신을 멀리한다고 느끼고 혼자가 됩니다. 하지만 그 감정을 말로 잘 표현하지 못하고, 오히려 더 서툴게 행동하게 됩니다. 지아 역시 선과의 관계가 불편해졌지만, 그 이유가 뭔지 스스로도 완전히 알지 못합니다. 아이들은 아직 자신의 감정을 다 헤아리기 어렵고, 그래서 그 감정이 행동으로 먼저 튀어나오기 때문입니다. 영화는 이 관계가 끝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줍니다. 선은 상처를 받고 혼자 남겨지지만, 시간이 흐르며 다른 친구에게 먼저 손을 내미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저는 이 장면에서 진짜 성장이라는 단어를 떠올렸습니다. 사람에게 실망하고도 또다시 마음을 열 수 있는 용기, 그게 바로 성장의 시작이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선이 보여주는 작지만 큰 변화는 관객에게 잔잔한 감동을 전합니다. '우리들'은 성장이라는 주제를 거창하게 그리지 않습니다. 다만 그 나이대에 가능한 만큼의 변화와 용기를 담담히 따라갈 뿐입니다. 어릴 적 친구 관계는 우리 삶에 큰 흔적을 남깁니다. 인정받고 싶은 마음, 버림받을까 두려운 마음, 그리고 혼자 남겨졌을 때의 공허함은 아이들에게 있어 처음 겪는 사회적 감' 일 수 있습니다. 이 영화는 그 감정들을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게 그리며 진짜 아이의 세계를 이해하고자 노력합니다. 그래서 영화 '우리들'을 단순한 성장영화가 아니라, 공감의 영화로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이 영화는, 친구란 단어 하나에 웃고 울었던 모든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나 역시 누군가에게 선이었고, 지아였고, 혹은 그 둘 사이 어딘가에 있었던 적이 있었기에, 이 영화가 더욱 가깝게 느껴졌습니다. 상처도 성장의 일부라는 것을, 관계의 흔들림 속에서도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을 조용히 말해주는 이 영화는, 지금 내 곁의 관계를 다시 돌아보게 합니다. 어른이 된 지금, 우리는 여전히 '우리들' 속에 머물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결론

 '우리들'은 단순히 초등학생들의 우정을 그린 영화가 아닙니다. 말보다 빠른 감정, 작은 오해로 벌어지는 거리감, 그리고 상처를 품은 채 다시 용기를 내는 모습까지. 영화는 관계를 통해 사람의 내면이 얼마나 섬세하고 복잡하게 작용하는지를 보여줍니다. 조용하고 담담한 연출이지만, 그 속에서 전해지는 감정의 깊이는 생각보다 크고 오래 남습니다. 저는 이 영화를 보며, 어린 시절 겪었던 친구와의 기억이 하나씩 떠올랐습니다. 좋아했지만 멀어진 친구, 말을 아끼다 더 멀어진 마음, 괜히 먼저 외면했던 순간들까지. 그 모든 감정이 이 영화 속 장면들과 겹쳐져서, 한참 동안 마음이 뭉클했습니다. 특히 선이 상처받고도 다른 친구에게 먼저 다가가는 장면을 보면서, 어린아이가 오히려 더 용기 있게 사랑하고, 관계를 회복할 줄 아는 존재라는 걸 느꼈습니다. 어른이 된 지금, 더 많은 관계 속에서 오히려 쉽게 마음을 닫고 스스로를 보호하려 드는 제 모습과도 비교가 되는 부분이었습니다. 영화 '우리들'은 과거의 나를 위로하고, 지금의 나를 돌아보게 하며, 미래의 관계를 더 따뜻하게 바라보게 만드는 영화입니다. 조용하지만 깊은 여운을 남기며, 진짜 성장의 순간은 누군가를 이해하려는 마음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관계에 지쳤거나, 아이의 감정을 이해하고 싶은 분들께 진심으로 추천하고 싶은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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